스테이블 코인 시가총액 1위인 ‘테더(USDT)’의 재정 건전성 우려가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최근 가상화폐 시장 전반의 위기 탓에 스테이블코인 가운데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테더의 안정성 문제가 부각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테더의 대출액이 급증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또다시 유동성 리스크가 제기되고 있다”며 “대출액 급증은 곧 위기 상황에서 고객 상환금을 지불할 충분한 유동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테더 자료에 따르면 테더의 USDT 코인 대출액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총 자산의 5%인 41억 달러(약 5조3000억 원)였다.
하지만 지난 9월 30일 기준 61억 달러(약 7조9000억 원)로 전체 자산의 9%에 달하게 급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9개월 만에 테더의 대출액은 50%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WSJ는 “문제는 테더가 코인을 대출하면서 고객에게 받은 담보의 건전성”이라며 “테더가 코인을 대출하면서 담보 가치가 대출액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레로 올해 파산한 가상화폐 대출 플랫폼 셀시우스도 비트코인을 담보로 테더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셀시우스 외에도 가상화폐를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은 고객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폭락으로 비트코인의 가격이 올해 들어 63%나 하락하면서, 테더의 담보 가치가 대출액에 못 미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을 것으로 보인다.
테더는 담보 중에서 가상화폐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테더는 기업 감사보고서를 공시할 의무가 없다.
다만 알렉스 웰치 테더 대변인은 “모든 ‘담보 대출’이 테더로 발행되고 표시됐다”며 “대출 기간도 단기적이며 테더가 담보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시장 정보업체인 크레인 데이터의 피터 크레인 대표는 “테더의 재정이 건전하다면서 공개를 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준비금의 가치 변동 가능성에 따른 자산 건전성 우려도 나온다.
윌리엄 밴덴버 찰스턴대 회계학 교수는 “만약 테더 가치가 하락하고 테더로 상환될 수 있는 대출이 있다면, 이는 1달러로 뒷받침되지 않을 수 있다”며 “위기 상황에서도 테더 가치를 1달러에 맞출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