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중앙은행(SNB) 총재 마르틴 슐레겔이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비트코인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스위스 매체 스위스인포 등 외신들에 따르면 슈레겔 총재는 스위스 미디어 그룹 타미디어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금으로 보유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슈레겔 총재는 “비트코인은 자산으로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어서 중앙은행 준비금으로 적합하지 않다. 비트코인은 좋은 통화가 갖춰야 할 필수적인 특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변동성, 낮은 유동성, 보안 취약성을 주요 이유로 거론했다. 먼저 슈레겔 총재는 “비트코인은 극심한 가격 변동성을 보여 장기적인 투자 가치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중앙은행 준비금은 필요시 통화 정책 목적으로 신속하게 활용될 수 있어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유동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면서 “중앙은행이 보유한 준비자산은 즉각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높은 유동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소프트웨어에는 버그와 취약점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비트코인은 소프트웨어 기반 자산이므로 보안 취약성에 노출돼 있다. 이러한 보안 리스크가 중앙은행의 안정적인 운영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슐레겔 총재는 “암호화폐 시장의 전체 가치는 3조 달러에 육박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 금융 시스템 규모와 비교했을 때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은 여전히 작은 ‘틈새 현상’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SNB의 역할은 암호화폐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중앙은행이 암호화폐를 준비자산으로 고려할 필요는 없다”라면서 “스위스 프랑화는 그 어느 때보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암호화폐와의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슈레겔 총재의 발언은 스위스 비트코인 싱크탱크 2B4CH의 입장과는 완전히 반대된다.
앞서 SNB가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담은 2B4CH의 제안이 지난해 2023년 12월 31일 스위스 연방 총리실에 의해 공식적으로 접수된 바 있다.
해당 제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해서는 2026년 6월 30일까지 10만 명의 서명을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