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벤처캐피털(VC)인 세쿼이아 캐피털이 최근 가상자산 펀드 규모를 대규모 축소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쿼이아캐피털이 운용중인 가상자산 펀드 규모를 최근 5억8500만 달러에서 2억 달러로 줄였다고 전했다. 세쿼이아캐피털은 9억 달러 규모의 생태계펀드도 4억5000만 달러로 삭감했다.
1972년 창립된 후 실리콘밸리 최고의 VC로 여겨져 온 세쿼이아캐피털은 오랫동안 기술 투자 시장의 변화에 맞춰 투자를 조정해나가며 이름을 알렸다.
세쿼이아 캐피털은 애플, 구글, 페이팔, 줌, 인스타그램 등에 성공적으로 투자하며 세계적인 규모의 벤처 캐피털 회사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기준 총자산은 850억 달러(약 107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파산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에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이에 세쿼이아 캐피털은 올해 초 가상자산 시장의 변화에 따라 펀드 규모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세쿼이아캐피털은 펀드 투자자들에게 “변화된 시장상황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해 펀드 규모를 줄이기로 결정했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FTX 붕괴 후 좀 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펀드 규모를 줄여 이 자금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데 더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WSJ는 “세쿼이아캐피털이 최근 좌절을 겪으며 수년 만에 처음으로 세쿼이아캐피털이라는 브랜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면서 “세퀘이아는 FTX에 투자한 것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이례적으로 사과했다”라고 지적했다.
세쿼이아캐피털은 최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얼마 전 1986년에 세퀘이아 캐피털에 합류했던 마이클 모리츠 회장이 37년 만에 회사를 떠났다.
모리츠 회장이 떠나는 것은 세쿼이아 캐피털이 지난주 중국과 인도 사업을 분리하기로 결정한 이후 나왔다.
세퀘이아 캐피털은 지난 6월 수익성이 좋은 중국 사업부를 미국·유럽 사업부로부터 분리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과 디리스킹(위험 제거)을 강조하자 내린 조치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