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국내 5위 거래소 고팍스를 최종 인수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은 고팍스의 임원 변경 신고를 수리했다고 16일 밝혔다. 바이낸스가 지난 2023년 고팍스 지분을 인수하며 대주주가 된 뒤 임원 변경신고서를 제출한 지 2년 만에 나온 판단이다.
당시 바이낸스는 고팍스 지분을 인수하며 한국 시장 진출을 추진했으나, 당국에서 임원 변경 신고 수리 등 법적 절차가 늦어지면서 승인이 지연됐던 바 있다.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신고 지연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가상자산 업계는 바이낸스가 고팍스의 대주주가 되면 국내 자금세탁방지(AML) 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이 시기에 창펑자오 바이낸스 창업자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로부터 기소를 당하면서 법적 분쟁 중이었다는 것도 지연 이유로 꼽혔다.
이후 미국 사법당국과의 합의, 최고경영자(CEO) 교체 등으로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이번에 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이 변경 신고를 수리하면서 바이낸스의 한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할 전망된다.
전 세계 1억80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바이낸스는 막대한 유동성과 초저수수료 정책을 앞세우고 있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또 현재 업비트와 빗썸의 원화마켓 거래 수수료는 0.05% 안팎이지만, 바이낸스는 이용자 등급에 따라 수수료를 0.01%대까지 낮출 수 있다. 게다가 자체 발행 코인인 BNB 이용자들에게는 추가 할인까지 제공한다.
아울러 바이낸스는 400종이 넘는 가상자산을 지원하고 있어서, 거래 품목의 다양성에서도 업비트(190여 종)나 빗썸(200여 종)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에 바이낸스의 대규모 유동성과 기술 인프라가 고팍스 플랫폼에 적용되면 국내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의 참여로 국내 거래소 간 경쟁이 촉발할 수 있다”며 “하지만 투자자 보호와 규제 준수를 전제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면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경쟁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