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벤처캐피탈(VC) 앤드리슨호로위츠(a16z)가 영국 지사 오픈 소식을 전했다. a16z는 총관리자산(AUM) 규모가 358억달러(약 46조원)에 달하는 세계최대 규모 VC로, a16z가 해외에 지사를 설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영국 지사 설립에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가상자산 규제 불확실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a16z가 영국 진출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로 ‘규제 명확성’을 내세웠기 때문. 그동안 a16z는 가상자산·블록체인 분야에 집중 투자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11일(현지시간) a16z는 공식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올해 말 영국 런던에 첫 번째 지사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영국 지사의 수장은 가상자산 및 웹3 분야에 정통한 스리람 크리슈난(Sriram Krishnan) a16z 파트너가 맡을 예정이다.
또한 a16z는 오는 2024년에는 영국에서 ‘크립토 스타트업 스쿨’을 열겠다고 밝혔다. 크립토 스타트업 스쿨은 a16z가 가상자산 및 웹3 분야 창업 팀들을 위해 마련한 초기 단계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최근에는 LA에서 진행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 딕슨(Chris Dixon) a16z 창업자는 “지난 한 해 동안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 웹3 분야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명확한 규제 체계가 갖춰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명확해졌다”고 지적했다.
또 규제와 관련해 “가상자산을 중심으로 생겨난 ‘카지노(도박)’ 문화를 근절함과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들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딕슨 창업자는 영국이 ‘명확한 규제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고 평가했는데, “영국은 가상자산 규제 면에서 ‘리더’가 되기 위한 길을 가고 있다. 인재 풀도 크고, 세계 최고의 학술기관 및 좋은 기업 문화를 갖추고 있다”면서 “수많은 ‘유니콘’ 스타트업의 본거지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영국 규제 기관이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에 알맞은 맞춤형 규제를 마련했다며, 블록체인 분야를 위한 규제 샌드박스를 마련함과 동시에 ‘투자자 보호’라는 철칙은 유지하고 있다는 게 a16z 창업자의 설명이다.
반면, a16z의 본거지인 미국의 경우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업계 반발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가상자산 및 웹3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a16z에게도 큰 방해 요소가 된다.
이번에 SEC로 부터 규제 역풍을 맞게된 코인베이스나 솔라나도 a16z가 투자한 기업들 중 하나다.
이번 투자와 관련해 영국의 수낵 총리는 a16z 측에 “영국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웹3와 새로운 혁신을 수용해야 한다. 혁신을 수용해야 스타트업이 영국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다”며, “(규제 면에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의 기회를 열어 영국을 세계 웹3 센터로 만들겠다. 세계 최고의 투자 기업인 a16z가 영국에 첫 번째 해외 사무소를 열기로 결정한 이유”라고 전했다.
한편, 딕슨 창업자는 미국 규제당국과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미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역시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미국 정책 입안자 및 규제 기관과 협력해 가상자산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명확한 규제를 추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