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관련 미국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약 980만2000달러(약 129억4000만원) 순매수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달 순매수 순위 31위에 그쳤으나, 이번 달에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해외 주식 중 메종 솔루션스(약 253억원) 다음으로 높은 순위에 올랐다.
엔비디아(약 109억원), 화이자(약 101억9000만원), 마이크로소프트(96억4000만원) 등도 제친 것이다.
이처럼 코인베이스 매수가 늘고 있는 것은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가격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내년 4월 중엔 비트코인 채굴(공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예정돼 있다.
현물 ETF가 출시될 경우 기관투자자 등의 투자가 가능해져 비트코인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등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검토 중인 비트코인 현물 ETF를 내년 초까지 한 개 이상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기에 반감기가 겹치면 비트코인에 대한 공급이 줄면서 암호화폐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금융기관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를 시도하는 건 미국 레거시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 특히 비트코인을 새로운 자산군으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내년 비트코인 상승세를 전망하면서도 과도한 투자는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디지털자산 담당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현물 ETF로부터의 자금 유입으로 내년 상반기 강세를 보이고 하반기부터는 이더리움도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다만 현물 ETF 승인이 3월까지 미뤄질 수 있고 규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