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월드코인 급등에 힘입어 시장점유율 46%를 넘겼다.
9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거래량 기준 빗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46.7%로 나타났다. 이는 1위 거래소인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 50.3%를 바짝 추격하는 수치이다.
업비트 독주 체제가 시작된 2020년 이후 빗썸 점유율이 46%까지 치솟은 것은 처음이다. 수수료 무료 정책에 힘입어 점유율이 급상승했던 지난 2023년 12월에도 빗썸의 점유율은 43%에 그쳤다.
이후 수수료 무료 정책이 중단되자 20~30%대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최근에도 빗썸의 점유율은 30% 초반대에 머물렀다.
이러한 빗썸의 점유율 급등 배경에는 나스닥 상장사 에잇코홀딩스의 투자 소식이 있다.
이 회사는 골판지 포장재 업체지만, 월드코인을 주요 재무자산으로 편입한다고 발표하면서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사모를 발행했다.
또 이사회 의장으로는 웨드부시 증권의 유명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를 선임했다. 아이브스는 CNBC와 인터뷰에서 “나는 AI 혁명과 기술의 미래에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며 “월드를 미래 AI 시대의 인증·신원의 사실상 표준으로 본다. 그저 형식적인 토큰 전략이었다면 이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진 직후 월드코인 가격은 이날 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급등했다. 그러자 업비트에 상장되지 않은 월드코인에 투자자하기 위해 빗썸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다.
빗썸이 지난해부터 거래 주문 및 차트 속도를 개선하고, 신규 상장을 공격적으로 추진한 데 대한 누적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월드코인은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의 가상자산 프로젝트로 지난 7월 미국에서 공식 출시됐다.
이 프로젝트는 홍채 인식 기기 ‘오브’를 통해 인간과 로봇을 구별하고, 인간임을 증명할 수 있는 ‘월드ID’를 이용자에 발급하는 것이 주요 콘셉트다. 월드ID를 발급받은 이용자는 가상자산 월드코인(WLD)을 기본소득 개념으로 받을 수 있다. 홍채 스캔 장치를 통해 사용자 신원을 확인하고 거래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