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한 달 반 만에 9만 달러선을 탈환했다.
2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9만300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3월 4일 이후 약 51일 만에 기록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트코인이 상승한 이유는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폴 앳킨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취임 선서 행사 뒤 “중국과의 협상이 순조로우며 현재 부과한 145%의 관세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라며 “협상이 진행되면 0%는 아니라도 관세는 매우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센트 재무장관은 JP모건이 주최한 비공개 투자자 서밋에서 “매우 가까운 시일 내 대중 무역전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수준의 관세율로는 현 상황을 지속할 수 없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 앳킨스 신임 SEC 위원장의 취임도 상승에 도움을 줬다. 앳킨스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가상자산을 위한 확고한 규제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스트래티지 설립자 마이클 세일러도 이날 X를 통해 “폴 앳킨스 SEC위원장은 비트코인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기준금리가 내리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아져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며 “지금은 금리를 내리기 완벽한 시점”이라고 했다.
벤처투자사(VC) QCP캐피털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 가능성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며 나타났다”며 “미국 주식과 국채, 달러에서 이탈한 자금이 금과 비트코인으로 몰렸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함께 투심도 크게 개선됐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72점을 기록하며 ‘탐욕(Greed)’ 수준을 나타냈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