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상자산(암호화폐)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대규모 비트코인을 시장에 팔면서 비트코인 4만달러 선이 무너졌다.
2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보다 가격이 4% 이상 하락하면서 3만8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4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4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11일 20개월 만에 최고치인 4만9000달러까지 상승했었다. 이때와 비교했을 때 현재의 가격은 약 20%가 빠진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그레이스케일 등 기관들의 차익 실현 대량 매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스케일은 기존 비트코인 신탁상품인 GBTC를 비트코인 현물 ETF로 전환, 이달 11일부터 거래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GBTC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GBTC를 처분하면서 그레이스케일은 줄곧 비트코인을 매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비트코인 ETF(GBTC)에서는 최근 한 주 동안 22억 달러(2조9480억원)가 빠져나갔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이 쏟아지고 있는 것도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디파이낸스 ETF의 실비아 야블론스키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는 “현재 비트코인의 움직임은 예견됐던 것”이라면서 “암호화폐가 강세 궤도를 되찾기 전 ‘뉴스에 팔아라’로 인한 하락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외에 파산한 가상화폐거래소 FTX도 그레이스케일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10억 달러(1조3400억 원)어치를 매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의 추가 단기 조정을 예상하는 전망도 나온다.
케이티 스톡턴 페어리드 스트레티지스는 이날 CNBC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비트코인이 3만6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다만 하락세가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50점을 기록하며 ‘중립적인(Neutral)’수준을 나타냈다. 전날(55·탐욕)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