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사이 360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격이 은행권 혼란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3700만원선 안팎으로 가격을 회복했다.
27일 비트코인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3700만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 대장 이더리움도 상승세다.
주요 가상화폐는 글로벌 제도권 금융에서 은행 위기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대체 자산으로 주목받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디지털 금’이란 명성을 되찾으며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포캐스트는 “투자자들이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재무설계 자문업체 드비어그룹의 나이젤 그린 대표는 “미국정부의 은행 구제 패키지는 사실상 새로운 형태의 양적 완화로, 이로 인해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새로운 피난처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지 칼루디스 코인데스크 연구원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은행의 실패와 금리 인상을 둘러싼 논란에 힘입은 바가 크다”며 “최근 붕괴 중인 은행의 위기는 비트코인 시세의 강력한 호재”라고 진단했다.
다만 비트코인의 향후 전망을 두고는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토큰베이 캐피탈 창업자이자 암호화폐 전문가인 루시 가즈마라리안은 “비트코인이 전통 금융시장의 혼란 속에서도 강세를 보인다면 앞으로 가격 상승이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제러미 시걸 와튼 교수는 “사람들이 은행을 다시 신뢰하게 된다면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반등세가 지속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64점을 기록하며 ‘탐욕적인(Greed)’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64·탐욕적인)과 동일한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