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을 이끌었던 미국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마이클 소넨샤인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한다.
그레이스케일은 20일(현지시간) 현물 ETF 승인을 받는데 핵심 인물이었던 소넨샤인 CEO가 사임한다고 밝혔다.
소넨샤인 CEO가 2014년 그레이스케일에 합류한 지 10년, 2021년 CEO에 오른 지 3년 만의 일이다.
골드만 삭스의 자산(asset) 및 자산 관리(wealth management) 부문 글로벌 전략 책임자인 피터 민츠버그가 소넨샤인의 자리를 대신한다.
민츠버그는 오는 8월 15일 CEO로 취임하며 그전까지는 에드워드 맥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조직을 이끈다.
그레이스케일은 소넨샤인의 사임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고 “소넨샤인은 다른 관심사를 추구하기 위해 CEO 직에서 물러난다”고만 전했다.
소넨샤인은 성명에서 “지난 10년간 그레이스케일을 업계의 거물로 성장시키기 위해 스마트하고 열정적인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가상화폐는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으며, 지금이 안정적인 전환을 위한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소넨샤인 CEO 체제에서 그레이스케일은 SEC가 비트코인 ETF를 허용하도록 추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레이스케일은 2022년 기존 펀드를 비트코인 현물 ETF로 전환하려는 것을 SEC가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고, 법정 다툼 끝에 지난해 8월 SEC가 신탁 전환을 거부한 것은 잘못이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이는 올해 초 블랙록과 피델리티 등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받는 길을 열어 준 사건으로 평가된다.
지난 1월 ETF로 전환한 이후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는 176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GBTC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투자 신탁(Grayscale Bitcoin Trust)’으로 비트코인 간접투자 상품이다. GBTC는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기 힘든 기관 투자자들을 위해 그레이스케일이 구입한 비트코인을 증권의 형태로 판매하는 일종의 BTC 펀드인 셈이다.
다만 경쟁사보다 높은 수수료 등으로 GBTC은 지난 1월 ETF로 전환한 이후 17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출되며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상승을 막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