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13일 연속 상승하며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2만1000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해 9월 13일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서만 약 30% 상승했다. 이는 2013년 11월 이후 최장 기간 상승이다.
시장조사기관은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그룹은 “비트코인은 50일 이동 평균선은 물론, 200일 이동 평균 이상으로도 거래되고 있다”며 “FTX 파산 여파로 가격이 급락한 이후 하락 폭을 대부분 회복했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서 다른 암호화폐들도 동반 상승하는 모양새다. 이더리움도 같은 기간 18% 이상 상승했다.
최근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의 이 같은 상승세를 이끌어 낸 요인으로 여러 가지가 꼽힌다.
가장 큰 영향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긴축 정책을 점점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목된다.
비트코인은 2022년 초 4만7000달러까지 치솟았었으나 인플레이션발(發)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맥없이 주저 앉았다.
그러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됐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 비트코인, 나스닥 주식 등의 투자 상품 가격이 급등했다.
비트코인의 상승을 지난해 말 단기 급락과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 완화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거래업체 B2C2의 최고위험책임자(CRO) 애덤 파딩은 “최근 상승은 단기적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급락한 데 따른 반등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상승세에 심리지수도 개선됐다.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 ’51′(중립)보다 1포인트 오른 ’52′(중립) 단계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지난주 ’26′(공포)보다는 26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세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고래’ 투자자들이 아직 잠잠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데이터분석 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고래들은 최근 랠리에 비트코인을 거래소로 이동시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