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이 미국 금융당국의 금리인상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5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소폭 올라 2만9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이날 비트코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상승했음에도 흔들리지 않아 주목됐다.
연준은 정례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다만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 박았다.
파월 의장은 “더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타당하다면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금리 인하는 부적절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지 않자 시장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은행권 위기를 기회로 기존 금융 시장과 점차 디커플링(탈동조화)되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예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은행권 위기가 깊어지는 상황이 비트코인의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필두로 지난 두 달 동안 미국 지역 은행 세 곳이 연이어 파산하며 은행권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번졌다.
그러자 가상자사는 은행권의 불안 속 자산 피난처로 부각되고 있다. 골드만삭스 출신 유명 매크로 투자자인 라울 팔 리얼비전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법정화폐의 위상이 흔들리고 은행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 가상자산은 그 어떤 자산군보다 좋은 수익률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중소 지역은행인 팩웨스트 뱅코프가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런 소식으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50% 넘게 폭락하면서 비트코인 가치가 다시 상승 지지를 받고 있다는 의견이다.
투자 심리는 소폭 위축됐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알터너티브의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가 전날 대비 3포인트 내린 61을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