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를 취급하는 미국 주요 은행들이 잇따라 문을 닫는 가운데도 가상자산 업계에도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연쇄 파산을 우려한 미 금융당국이 긴급진화에 나서면서 주요 코인들이 반등에 성공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후폭풍은 우려되는 상황이다.
1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미국 실버게이트 청산과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에 이어 시그니처은행도 폐쇄조치가 내려졌다.
그런데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이날 반등세를 보였다. 가상자산 전문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8% 안팎으로 상승했다.
이는 미 당국이 SVB 파산에 따른 위기가 다른 기업들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증시가 문을 닫은 주말 동안 비교적 신속한 대책을 내놓으며 안간힘을 쓴 결과다.
미 재무부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성명을 통해 SVB 예금을 전액 보증하기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를 시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또 이번 악재를 저가매수 타이밍으로 본 일부 투자자들이 행동에 나선 것도 상승의 원인이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센터장은 “미 금융당국이 SVB 예금 전액을 보호하기로 결정하면서 스테이블 코인 시가총액 2위인 서클사가 SVB에 맡긴 현금을 되찾을 수 있게 됐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 가격도 반등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이번 사태로 시장 암흑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급한 불을 끄기는 했으나 미 은행권에서 추가적인 연쇄 파산이 이어질 가능성이 남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SVB가 폐쇄된 지 불과 사흘 만에 미국 29위 은행인 시그니처은행도 뱅크런(자금 대량 인출 사태)을 맞고 폐쇄됐다.
또 이번 사태로 대표 스테이블코인 USDC도 크게 휘청이며 스테이블코인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나타낸 점도 우려섞인 시선을 받았다. 스테이블코인 디페깅(Depegging) 확산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의 회복은 추가적인 은행 뱅크런 발생 가능성 여부에 따라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