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BTC) 가격이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11일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8만2000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해 90일 상호관세 유예 방침을 발표하자 8만3000달러대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심화해 글로벌 경기 침체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하루만에 뉴욕증시가 하락하자 가상자산 가격도 다시 무너졌다. 이날 오전 한때 비트코인은 7만8707달러까지 급락했다.
특히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보다 낮게 발표된 것도 가상자산 시장의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6% 상승률보다 낮은 수치다.
통상 CPI가 시장의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져 위험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발(發) 리스크가 가상자산 가치를 더 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은 신용화폐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탄생했다. 1등 신용화폐인 달러의 신뢰도 훼손은 비트코인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달러 붕괴라는 비트코인의 꿈을 트럼프 대통령이 돕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며서 “자금 흐름으로 볼 때 시장이 비트코인을 지정학 헤지 수단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심도 하루 만에 급격히 악화됐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25점을 기록하며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수준을 나타냈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