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엘살바도르가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대통령 직속 비트코인 사무소(ONBTC)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정부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5930.77개이다. 이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약 5억219만 달러(7313억원 상당)에 해당한다.
엘살바도르는 2021년 9월 세계에서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비트코인 가격 급등락이 이어지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과 조롱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경제 붕괴 우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브 부켈레(43)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비트코인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독재자’라고 칭할 정도로 독불장군식 리더십을 앞세우며 비트코인을 꾸준히 매입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저점 매수·매일 1비트코인 구입’ 철학을 내세우며 비트코인을 사모았다. 국가 예산을 동원해 비트코인을 매입하면서, 이를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Strategic Bitcoin Reserve·SBR)이라고 불렀다.
동시에 지열 에너지 기반 비트코인 채굴, 비트코인 채권 발행, 암호화폐 거래 활성화 등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보장하는 전략을 독려하기도 했다.
또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6월 두 번째 임기을 시작하면서는 사회적 합의 절차를 생략한 채 비트코인 투자를 벌이기도 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며 수익 보호와 투자 등을 위해 설립한 비트코인기금관리청(AAB)도 설립했다. ‘빚 없는 예산안 편성’ 방침에 따라 긴축 편성된 내년도 예산안에서 AAB 일반 예산은 1290만 달러(180억원 상당)로 전년도 대비 거의 손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강경 정책으로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당시에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비트코인 구매에 대한 경고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엘살바도르는 최대 수혜국으로 꼽히고 있다. 투자 손익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사설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를 보면 엘살바도르의 미실현 매도 이익은 90% 안팎에 달한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사무소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은 24시간 만에 법정화폐 가치를 2500만 달러 가까이 끌어올렸다”며 “퍼스트 무버 국가는 성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