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달러 탈환을 넘보던 비트코인(BTC)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26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보다 4% 가량 하락해 9만40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22일 9만9800달러대까지 치솟으며 10만 달러선 고지를 눈앞에 뒀지만, 이후 3일째 약세를 보이면서 9만4000달러선 아래까지 내려왔다.
최근 비트코인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쉼 없이 급등세를 이어가며 피로감이 누적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선물 시장에서 ‘롱(매수) 포지션’이 대규모로 청산된 것과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세가 커진 것이 주된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격 상승을 전망했던 ‘롱 포지션’이 대량 청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시간 동안 5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선물 포지션이 강제 청산된 것으로 추산된다.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도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기업 글래스노드는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매수 평균 단가가 5만7900달러 이하인 사람들이 주로 비트코인을 매도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당분간 조정을 거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전문 업체 밀러 타박의 시장 매트 말리 전략가는 “비트코인은 10만 달러 수준을 테스트한 지금 잠시 숨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레이딩 업체 아르벨로스 마켓의 쉴리앙 탕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주는 미국 휴일 주간이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은 매입자가 없는 상황에서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도 전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또 다시 비트코인을 구매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11월18일~24일 비트코인을 총 54억 달러, (개당) 평균 9만7862달러에 매입했다”고 알렸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79점을 기록하며 ‘극단적 탐욕(Extreme Greed)’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82·극단적 탐욕)보다 내려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