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은행 위기가 재부각되면서 비트코인이 한때 3만달러를 회복했다.
9일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3만200달러대까지 가격이 올랐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를 회복한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처음이다.
이후 비트코인은 다시 상승분을 소폭 반납하면서 2만9000달러선 후반으로 가격이 내려왔다.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등 시가총액 10위권 내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도 2~5%씩 상승했다.
이처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전체적으로 오른 것은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무디스는 미국 중소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한단계씩 낮추고 BNY 멜론과 US뱅코프, 스테이트스트리트, 트루이스트 파이낸셜 등 6개 대형은행을 강등 검토 대상에 올렸다.
이와 관련해 무디스는 은행 부문의 신용 건전성이 자금조달 리스크와 취약한 수익성 등으로 인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슨 프라이드 글렌메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은행시스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와 그 우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공개 경고”라고 설명했다.
뉴욕증시는 미국 은행들의 신용 등급 강등에 동반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0.45%, S&P500지수는 0.42% 각각 떨어졌다. 가상자산 시장과 밀접하게 연동되는 것으로 알려진 나스닥지수는 0.79% 밀렸다.
반면 전통적인 화폐 중심의 은행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암호화폐가 대안으로서 다시 부각됐다.
이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때와 같은 흐름이다. 당시 SVB 등 은행들이 잇따라 파산하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랠리를 이어갔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앰버데이터의 그렉 마가디니 파생상품 이사는 “비트코인이 은행 혼란의 수혜자임이 입증되면서 주식 시장과 비트코인의 상관관계가 분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50점을 기록하며 ‘중립적인(Neutral)’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54·중립적인)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