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정책으로 전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놀라운 회복력’을 나타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번스타인의 가우탐 추가니 애널리스트는 “최근 트럼프의 관세 발표로 암호화폐와 기존 시장 모두에 엄청난 혼란이 초래됐지만, 비트코인의 회복력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번스타인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계획을 공개한 다음 날부터 지난 7일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약 7%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S&P500은 약 10%, 나스닥 종합지수는 11% 하락하는 등 주요 주가지수들은 비트코인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추가니는 “과거 데이터를 인용해 주요 암호화폐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시장 공황, 금리 충격 등 이전 위기 상황에서 50~70%의 하락을 보였던 적이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비트코인 약 26% 하락에 그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최근 상대적 강세는 기관 수요 덕분이다. 특히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은 기업의 비트코인 보유가 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비트코인이 기관 중심의 시장 구조로 전환된 점이 가격 방어에 기여했다” 진단했다.
또 “대부분 비트코인 매도세는 단기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나왔다”며 “역사적으로도 비트코인이 대규모 조정기를 겪었을 때, 이는 주로 개인 투자자의 ‘패닉성 매도’와 레버리지 채굴자의 투매 때문이었다”고 짚었다.
이어 “비트코인 가격이 리스크를 보여주는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고 해서, 디지털 영역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장기적 성과가 훼손되지는 않는다”면서 “비트코인은 시간 척도로 볼 때 금과 유사하며, 금의 더 높은 변동성과 더 유동적인 버전으로 거래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이 올해 들어 15% 하락했지만, ETF 자금 흐름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기업의 비트코인 보유 전략은 5년 이상 장기적인 자본 운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 역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여전히 기술주처럼 일일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기관 채택이 늘어날수록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치 저장 수단도 강화된다”면서 “단기적인 움직임이 장기적인 수익성과 ‘디지털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의 역할을 훼손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