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뱅크먼-프리드가 다음 주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22일 2억5000만달러(약 3152억원)에 달하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로, 내년 1월 3일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가택연금 후 첫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첫 재판에서는 뱅크먼-프리드가 미국 검찰이 기소한 혐의를 인정할지에 대한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뉴욕 검찰은 지난달 뱅크먼-프리드에 대해 형법상 사기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FTX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부채 등을 갚는데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뱅크먼-프리드는 대부회사들에 알라메다의 재무 상태와 관련해 거짓 정보를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이외에도 그는 2020년부터 다른 사람들의 명의로 정치인 등에 불법 선거자금을 제공해 미 연방선거위원회를 속인 혐의도 받고 있다.
뱅크먼-프리드와 측근 인사들은 최근 몇 년간 7000만 달러가 넘는 막대한 선거자금을 뿌린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이 적용한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뱅크먼-프리드는 최대 115년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뱅크먼-프리드가 혐의를 인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뱅크먼-프리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FTX에 대한 리스크 관리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형사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하지만 뱅크먼-프리드의 측근인 캐럴라인 엘리슨 전 알라메다 CEO와 게리 왕 FTX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협력하고 있다.
앞서 진행된 재판에서 엘리슨은 자신과 뱅크먼 -프리드 가 알라메다의 대출 규모 등에 관해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해 대출기관들을 고의로 속였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분기 대차대조표에서 알라메다가 FTX로부터 얼마나 많은 금액을 대출했는지를 감췄고, 알라메다가 뱅크먼-프리드프리드를 포함한 FTX 중역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빌려줬다는 사실도 숨겼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