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보호를 신청한 글로벌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미국 송환 서류에 서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바하마 당국자를 인용해 뱅크먼-프리드가 이날 정오쯤 미국으로의 송환에 동의하는 서명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법원 관계자는 오는 21일 뱅크먼-프리드의 송환을 결정할 법원 심리가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법원은 미국 검찰이 청구한 뱅크먼-프리드의 신병 인도 여부를 판단해 승인하거나 거부하게 된다.
당초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12일 미 검찰의 요청으로 바하마 당국에 체포될 당시 미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에 대해 법적으로 다투겠다고 예고했었다.
하지만 지난 17일에는 법적 다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변호인단을 통해 흘러나왔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19일 열린 송환 심리에서 그가 미 송환에 동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또 다시 송환 연기 언급이 나오면서 혼란이 커졌다.
오히려 변호인단은 재판에서 “(송환) 절차에 대해 피고인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심리 연기를 요청했다.
그러다 재판이 끝난 뒤 변호인단의 제로너 로버츠 변호사 “뱅크먼-프리츠가 자발적으로 인도되는 것에 동의했으며, 우리는 관련 준비를 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논란이 잦아들었다.
뱅크먼-프리드는 미국에 도착한 뒤 뉴욕 연방 법원에서 신문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뱅크먼-프리드가 미국에 도착하면 그는 뉴욕 연방 법원에 출석할 것 같다”며 “그곳에서 신문을 받고, 탄원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추후에는 변호사를 통해 보석 신청을 하겠지만, 우선적으로는 연방 교도소에 수감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뱅크먼-프리드는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으로부터 형법상 사기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개의 혐의로 기소당한 상태다.
공소 사실이 모두 인정될 경우 뱅크먼-프리드는 최대 115년 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먼-프리드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FTX에서 리스크 관리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형사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