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30)가 바하마에서 체포됐다.
AP 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뱅크먼-프리드가 바하마에서 당국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지 한 달 여만이다.
필립 데이비스 바하마 총리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뱅크먼-프리드에 대해 형사 고발을 했다는 통지를 받고, 그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총리는 “바하마와 미국은 공익을 해치고 법을 어겼을 수도 있는 ‘FTX 붕괴’와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그에 대한 개별적 형사 기소를 추진하고 있는 동안 바하마 역시 FTX 붕괴에 대한 자체적인 규제 및 범죄 수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바하마 법무부장관 라이언 핀더도 성명을 통해 “미국이 제공한 자료를 본 결과 뱅크먼-프리드를 체포하고 구금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미국이 뱅크먼-프리드의 인도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범죄인 인도에 대한 공식적인 요청이 이뤄질 때 바하마 법과 미국과의 협약 등에 따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뉴욕남부검찰청 역시 “바하마 당국은 뉴욕남부검찰청이 제출한 기소장을 근거로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뱅크먼-프리드 전 최고경영자를 체포했다”며 “오전 중에 공소장 봉인 해제를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알렸다.
‘코인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던 뱅크먼-프리드는 지난달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이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뒤 FTX 본사가 있는 바하마에 머물러 왔다.
FTX는 유동성 문제로 지난달 미국 델라웨어주의 한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뱅크먼-프리드는 FTX 붕괴 과정에서 고객 예치 자금을 자회사이자 관계사인 알라메다리서치(Alameda Research) 등에 불법 지원했다는 점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한편, 뱅크먼-프리드는 오는 13일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원격으로 출석해 FTX의 파산 과정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