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약 37억 달러(약 4조800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자금이 유출된 뒤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창펑 자오(CZ)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상황이 안정된 것 같다”며 “이제 예금이 다시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어제의 인출은 우리가 처리한 최고 인출액도 아니었을 뿐더러 상위 5위에도 들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테라-루나 사태와 FTX 사태에 더 많은 양의 인출을 처리했다”고 했다.
바이낸스는 전날 미국 검찰이 돈세탁 혐의로 경영진의 기소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1조 원 규모의 자금 순유출이 발생해 투자자들의 분안감을 키웠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난센에 따르면, 13일 오전 기준 지난 24시간 동안 바이낸스에서는 총 16억달러(2조원) 규모의 자금이 출금됐다.
이번 출금 규모는 바이낸스가 보유한 자산은 600억달러(77조8000억원)에 비교했을 때 큰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낸스의 이번 뱅크런은 지난달인 11월 FTX 거래소가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뒤 뱅크런으로 붕괴된 지 한 달 만에 발생한 것이다.
이에 바이낸스는 스테이블 코인인 ‘USD코인(USDC)’의 출금을 일시 중지시켰다. USDC는 미국 달러화와 가치가 1대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법정화폐를 담보로 한다.
이와 관련해 자오창펑 CEO는 USDC 인출 일시 중단에 대해 “USDC인출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PAX/BUSD(바이낸스 스테이블 코인)에서 USDC로 스왑 과정은 뉴욕에 있는 은행을 거쳐서 진행하는데 이 뉴욕의 은행이 폐장한 시간”이라며 “은행이 개장하면 상황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바이낸스의 USDC 출금은 사태가 발생한 지 8시간만에 재개됐다. 가상화폐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FTX의 붕괴를 목격한 투자자들이 불안정성이 높아진 바이낸스에서도 서둘러 떠나려고 하고 있다”며 “이는 가상화폐 시장이 불안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한편, 자오 창펑은 이번 사태에 대해 거래소의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압박 상황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창펑 CEO는 “오늘 11억4000억 달러의 순유출이 있었다”며 “테스트 가동은 일부 네트워크에 비용을 발생시키지만 사업을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압박 상황을 환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