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최고경영자(CEO) 자오창펑이 미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6일(현지시간) 자오창펑이 이날 트위터를 통해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비난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자오창펑은 “뱅크먼-프리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기꾼 중 한 명”이라며 “언론과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을 조작하는 데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뱅크먼-프리드는 나와 다른 사람들을 ‘나쁜 놈들’로 그리는 내러티브를 심었다”면서 “이것은 그가 ‘영웅’이라는 환상을 유지하는데 중요했다”고 비난했다.
뱅크먼-프리드는 명문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인 부모,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나온 수재, 소탈한 의상, 어려워진 코인회사들을 돕는 ‘백기사’, 기부를 아끼지 않는 자선가 등의 이미지를 갖춘 인물이었다.
그는 불과 2년여 만에 약 320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코인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모습들은 대부분 ‘가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내부와 업계에선 그에 대해서 독선적이고 오만하며 거짓말과 욕설을 달고 다닌다는 평가를 내놨다.
또 전형적인 ‘폰지 사기’ 방식을 이용해 재산을 불렸다. 고객 돈을 유용해 자체 발행한 코인을 계열사에 빌려주고, 계열사는 코인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아 또 코인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위태롭게 위상을 유지하던 뱅크먼-프리드는 자오창펑에 대한 저격 트윗을 올리며 몰락하게 된다.
FTX의 재무 불안정성이 폭로된 배경에는 뱅크먼-프리드와 자오창펑의 불화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기 때문이다.
미국 규제당국이 가상자산 시장을 조여오자 뱅크먼-프리드는 적극적인 정계 로비를 시작했는데, 정작 FTX 본사는 규제를 피해 바하마로 옮겼다.
이때 뱅크먼-프리드는 업계 1위인 바이낸스에게 규제 화살이 집중되도록 자오창펑이 미국과 갈등 중인 중국 출신이란 점을 부각시켰다.
바이낸스는 ‘중국 기업’이라는 의심으로 집중 조사대상이 됐는데, 뱅크먼-프리드가 “그 사람도 워싱턴에 갈 수 있지?”라며 트윗을 올린 것.
얼마 지나지 않아 트위터 글은 삭제됐지만, 자오창펑은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오창펑은 보유한 FTX 지분의 20%를 매각했고 이것이 대량 인출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
다만 자오창펑은 이러한 FTX의 몰락 비화에 대해 “건강한 비즈니스는 트윗으로 파괴될 수 없다”며 “잘못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