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거래량 기준 글로벌 1위 거래소 바이낸스는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11월 비대면 라운드테이블’을 주최했다. 여기에는 한국이 글로벌 가상자산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조건과 글로벌 규제 현황 등을 주제로 안태현 로드스타트 매니징 파트너, 치아 혹 라이(Chia Hock-lai) 글로벌핀테크연구소(GFI) 공동의장, 윌슨 청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APAC) 및 중동·아프리카(MEASA) 지역 준법감시책임자의 참석하에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토론의 주요 주제 중 하나는 과세였는데, 안태현 파트너는 “과세 형평성도 중요하지만,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엑소더스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미 2018년부터 유출이 시작됐고,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이용자만 2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치아 혹 라이 글로벌핀테크연구소(GFI) 공동의장은 “한국의 리테일 거래 시장이 최근 세금 문제로 모멘텀이 줄어드는 것은 위협”이라면서, “징벌적 세금 정책보다는 점진적 과세 프레임이 중요하다. 단기 투자자와 장기 투자자에 대한 세금 차별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장단기 투자 및 소득에 따라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달리하고 있는데, 1년 이내 단기투자는 개인소득에 따라 종합소득세율(10~37%)로 과세하지만, 1년 이상 장기투자의 경우 보유기간 별로 차등세율을 적용한다.
또 윌슨 청 바이낸스 APAC·MEASA 준법감시책임자는 국제 공조를 통해 세금 등에 의한 ‘규제 아비트라지’를 방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OECD 국가들이 협력해서 가상자산 투자자 정보를 교환하는 체계를 만들고 있는데, 규제가 강한 쪽에서 약한 쪽으로 (자금이나 기업이) 흘러 들어가는 경향이 발생해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선진 국가들과의 공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암호화자산자동정보교환체계(CARF)는 OECD가 2027년 도입을 목표로 준비 중인 국제 공조 체계다. 국내 업계에서도 CARF 도입 시기와 과세 시기를 맞추기 위해서 과세를 2년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한편, 이들은 한국이 글로벌 가상자산 허브가 되기 위한 ‘골든타임’이 아직 지나지 않았다면서도, 규제 명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포괄적·독자적 규제 리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혹 라이 의장은 “한국이 글로벌 가상자산 허브를 노리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기술이 강하다는 것”이라며, “기술 기반을 바탕으로 게임, 엔터 산업을 발굴한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