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46)이 미국에서 자금세탁 혐의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을 앞두고 출국을 허용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미 CBS 뉴스 등에 따르면 자오창펑의 변호사들은 출국 허용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류를 최근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서부 연방법원의 리처드 존스 판사에게 제출했다.
앞서 브라이언 A. 츠치다 치안 판사는 차오창펑이 1억7500만달러(약 2286억원)의 보석금을 내는 조건으로, 선고 전 석방하고 그가 아랍에미리트에 있는 가족들에게 다녀오는 것을 허용했다.
하지만 미 법무부는 자오창펑의 출국을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아랍에미리트와 미국 사이에 범죄인 인도 조약이 없기 때문에 자오창펑이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그의 신병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맞서 자오창펑 변호인단은 “자오창펑이 상당한 금액의 보석금 조건에 동의했고, 자기 행동에 책임지기 위해 아랍에미리트에 있다가 자발적으로 미국에 입국함으로써 도주 위험이 없음을 입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자오창펑과 그의 동거인이 몇 달 전에 세 번째 아이를 얻었다”며 “자오창펑이 아랍에미리트에 머물 수 있도록 허용하면 가족을 돌보고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득했다.
존스 판사는 오는 27일까지 그의 출국 금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자오창펑은 지난 21일 바이낸스가 계속 영업을 하는 것을 조건으로 돈세탁과 금융제재 위반, 사기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또 그는 43억달러(약 5조5000억원) 상당의 벌금을 내기로 미 정부와 합의했으며, 바이낸스의 최고경영자(CEO)직에서도 사임했다.
바이낸스는 합의에 따라 정부 지명 기업 감시인을 임명하는데 동의했다. 자오 CEO는 기업 감시인이 지명된 시점부터 3년 동안 바이낸스 경영에 관여하지 못한다.
자오와 법인의 유죄 인정으로 미 규제당국이 제기한 바이낸스의 민사소송은 모두 마무리됐다.
민사 소송과 별개로 미 검찰이 최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그는 이번 유죄 인정 합의로 최대 1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자오창펑은 징역형의 유죄가 선고되겠지만 수사에 협조한 터라 보호관찰형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