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기존까지 거래하던 주요 은행의 파산 이후 새로운 거래처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바이낸스US가 고객과 거래소 사이에 중개기관 역할을 할 대체 은행을 찾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그동안 바이낸스는 미국 고객들이 가상화폐에 투자하며 맡긴 달러를 시그니처은행과 실버게이트 캐피털(SVB)에 예치해 보관해 왔다.
거래소 직원들에게 주는 임금 등 거래소 영업비용과 고객들이 맡긴 돈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한 군데 이상의 중개기관을 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은행이 크립토 윈터(암호화폐 암흑기)의 여파로 지난달 잇따라 파산하면서 고객 예치금을 맡길 금융기관이 없어졌다.
이에 바이낸스는 임시방편으로 가상화폐 서비스 및 금융기술 회사인 ‘프라임 트러스트’를 중개회사로 두고 이 회사의 거래 은행에 달러를 맡겨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들은 “바이낸스US가 최근 수개월 간 뉴저지주의 크로스리버은행(CRB), 펜실베이니아 커스터머스뱅코프를 비롯해 여러 은행들과 거래를 트기 위해 접촉했지만 합의도달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CRB는 암호화폐, 핀텍업체들과 거래하고 있어 바이낸스US와 협력할 가능성이 기대를 모았지만 협상이 무위로 끝났다”며 “은행들이 바이낸스US와 거래를 꺼리는 이유는 규제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위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달 27일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를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그러면서 불법 이익 추징과 민사상 과징금 부과, 영구적인 거래·등록 금지 등을 법원에 요청했다.
바이낸스가 새로운 거래처를 신속하게 찾지 못하면서 고객들은 달러 예치금 입출금 등 거래에 불편을 겪고 있다.
앞서 바이낸스는 향후 몇 주간에 걸쳐 새로운 은행 및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로 전환할 것이며, 이로 인해 고객들이 예치금 입출금과 애플페이·구글페이를 포함한 일부 달러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없게 된다고 공지한 바 있다.
WSJ은 “가상화폐 업체와 거래하는 은행에 대한 당국의 단속이 디지털 자산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며 “그동안 가상화폐 업계는 은행의 대안이라고 홍보했으나, 여전히 기존 통화로 운영되는 금융 시스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