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 규제당국의 제재를 받은 러시아 은행들과의 서비스를 중단했다.
25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US, 월스트리트(WSJ)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개인 간(P2P) 서비스 내 루블 이체 거래를 지원하던 러시아 은행 5곳에 대해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바이낸스는 “현지와 글로벌 규제 표준과 제재 규칙을 준수하기 위해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바이낸스의 조치는 바이낸스가 러시아인의 해외 송금을 돕고 있으며, 이 때문에 거래소가 법적 곤경에 처해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에 나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바이낸스가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미국 정부의 수사선상에 올랐다”며 “미국 법무부는 이 같은 혐의로 바이낸스를 조사하고 있다”고 알렸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 은행 계좌의 루블화 예금이 바이낸스를 통해 대량으로 가상화폐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됐다.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은행의 예금이 가상화폐로 전환된 것은 국제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 미국 재무부의 판단이다.
또 바이낸스는 회원끼리 루블화를 가상화폐로 바꾸는 거래도 막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개인 간 거래에 직접 개입하지 않지만 원활한 거래를 돕고 일정량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를 두고 미국 정부는 루블화를 가상화폐로 바꾸는 개인 간의 거래가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수법으로 간주했다.
한편, 바이낸스는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 위반 혐의뿐 아니라 다양한 혐의로 미국 정부의 규제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6월 고객 자금 유용 등 13개 혐의로 바이낸스와 쟈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미국 연방대법원에 제소한 바 있다.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고객 자산을 다른 업체에 송금한 뒤 바이낸스 내 암호화폐에 투자하게 해 거래량을 부풀렸다는 게 SEC의 주장이다.
이외에 지난 5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바이낸스를 제소했으며, 미국 법무부(DOJ)도 바이낸스를 사기 혐의로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