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암호화폐 세탁과 관련이 있는 캄보디아 금융 서비스 네트워크를 미국 은행 시스템에서 차단하기로 했다.
6일(현지시각)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캄보디아 금융회사 후이원(Huione) 그룹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기업’으로 지정하고 미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북한의 불법 사이버 작전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첫 조치다. 이번 조치로 미국 금융기관은 후이원 그룹과 환거래 은행 관계를 맺거나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미 재부무는 후이원 그룹이 2021년 8월부터∼2025년 1월까지 최소 약 40억 달러, 약 5조6000억 원대 불법 자금을 세탁하는 등 자금 세탁 생태계의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됐다.
이 중에는 북한이 해킹으로 탈취한 가상화폐 최소 3700만 달러와 동남아 등지의 대규모 사기 작업장에서 온라인 사기로 얻어낸 가상화폐 3600만 달러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됐다.
후이원 그룹 계열사인 후이원 페이의 경우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사용한 디지털 지갑으로부터 2023년 6월∼2024년 2월에 15만 달러 이상의 가상화폐를 송금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라자루스는 북한 정찰총국 소속으로, 지난 2월 세계적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비트를 해킹해 14억6000만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자산을 탈취한 바 있다.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 강도 사건을 북한 라자루스 그룹의 소행으로 지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FinCEN은 “자금이 회사 시스템에 유입될 당시 이미 도난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후이원의 자금 유입을 감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스콧 베선트 장관은 “후이원 그룹은 북한 등 범죄 조직의 악의적인 사이버 범죄자들이 선호하는 시장으로 자리잡았다”면서 “미국은 악의적인 사이버 행위자의 자금 세탁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미국 금융 시스템에 연결된 후이원 그룹의 통신 은행 업무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후이원은 캄보디아 호텔, 레스토랑, 슈퍼마켓 등에서 이용되는 QR코드 결제 운영사로 잘 알려져 있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의 사촌인 훈 토가 후이원 계열사 중 한 곳의 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