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암호화폐 거물인 알렉산더 비닉을 석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은 12일(현지시간) 익명의 미국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자금세탁 혐의 등으로 미국에 수감돼 있던 가상자산 거래소 BTC-e의 공동 창업자인 비닉이 석당된다고 보도했다.
비닉은 미국과 러시아 간 수감자 교환으로 풀려났다. 전날 마약 소지 혐의 등으로 러시아 교도소에서 수년째 복역 중이던 미국인 마크 포겔이 풀려난 지 하루 만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포겔의 석방 소식을 전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관계 개선의 시작이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비닉은 현재 캘리포니아에 수감돼 있다”면서 “러시아로 송환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비닉의 석방을 위해 전날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서 비공개로 재판이 긴급히 열렸다”면서 “그가 수감돼 있던 카운티 교도소에서 기록을 찾을 수 없고, 변호사들도 그 상황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닉이 이미 석방됐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비닉은 비폭력 범죄자이며 이미 수천만 달러의 자산을 몰수당했다”고 말했다.
2017년 그리스에서 자금세탁 혐의로 체포된 비닉은 2020년 프랑스로 송환된 후 2022년 8월 프랑스 감옥에서 풀려났다. 그 후 다시 미국으로 인도됐다.
미국 법원 문서에 따르면 비닉은 90억 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한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BTC-e의 창업자이다.
앞서 미국 당국은 “비닉이 설립한 거래소인 BTC-e는 전 세계 사이버 범죄자들이 불법 활동으로 얻은 범죄 수익을 이체, 세탁, 보관하는 주요 수단 중 하나”라며 “사이버 범죄자들이 랜섬웨어 강탈, 신원 도용 계획 및 마약 유통을 가능하게 한 주요 플랫폼”이라고 지적했다.
이후에도 미국 법무부(DOJ)는 비닉 사건을 국제 사이버 범죄 대응의 대표적인 사례로 해왔다.
비닉는 미국에서 자금 세탁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후 오는 6월 말 선고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