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대한 불안감 증가로 암호화폐에 투자한 미국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1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모닝컨설트의 4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보도를 내놨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22%가 최소 한 종류 이상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월보다 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미국인의 암호화폐 투자 비율은 지난해 1월 19%, 4월 18%, 7월 17%로 떨어지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19%대를 유지했다.
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16%)이었다. 이어 이더리움(12%), 바이낸스코인(8%) 등 순이었다.
미국인의 암호화폐 보유가 증가한 것은 정통 은행들의 잇단 파산의 여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중소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 폭락으로 중앙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실적 발표에 따르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1분기 예금은 지난해 12월 말 대비 40% 넘게 줄었다.
비트코인은 전통 금융 불확실성을 헤지하는 ‘피난처’로 주목받는 경향이 있다. 일례로 앞서 비트코인은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계기로 일주일 만에 30% 오른 바 있다.
포브스는 “은행들의 연쇄 파산으로 투자자들이 언젠가 전통적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대체할 것으로 믿는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때문에 지난주에 암호화페가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블룸버그갤럭시암호화폐지수(BGCI)는 4.69% 상승했고 비트코인은 7.64% 올랐다.
또한 모닝컨설트 조사에서 미국인 4명 중 1명 이상은 “다음 달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투자자들은 암호화폐뿐 아니라 금으로도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 증시의 금광기업지수(NYSE Arca Gold Miners Index) 시가총액은 지난 1월 10일 이후 410억달러(54조 원)로 불어났다.
이에 대해 포브스는 “비트코인과 금을 지탱해주는 것은 또한 달러 가치의 꾸준한 하락”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