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암호화폐 전문은행 ‘실버게이트 캐피털’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코인데스크US 등 외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3일(현지시간) 실버게이트의 신용등급을 ‘Ba3’에서 ‘Caa1’으로 강등했다. Ba3 등급은 강한 투기 등급이고, Caa1 등급은 잠재적 파산 위험이 있는 등급이다.
무디스는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유에 대해 “실버게이트는 연례 보고서 제출을 연기하고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자산을 추가로 매각했다”며 “잠재적 파산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호화폐 중심 기업의 예금이 크게 감소한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자본력은 양호하지만 ‘규제 및 법적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어서 자본 잠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버게이트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의 회원사로 가입돼 있는 전통의 은행으로, 가상화폐 회사 간 자금의 이체를 실시간 용이하게 하는 결제 네트워크를 제공해왔다.
암호화폐가 출현하자 암호화폐와 기존 은행을 연결해 주는 관문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는 의미다.
그런데 전날 실버게이트가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됐다.
실버게이트는 지난해 회계 연도에 대한 ’10-K 보고서’ 제출을 2주 이상 연기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회계 연도가 끝나면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연례 보고서다.
특히 실버게이트는 지난해 FTX 파산으로 예금 대란을 겪으면서 대규모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져있던 만큼 시장의 불안이 고조됐다.
앞서 실버게이트는 지난해 4분기 10억달러(약 1조3020억원) 손실을 입었고, 고객 예금도 140억달러(약 18조원) 감소했던 바 있다.
한편, 실버게이트의 이번 소식에 암호화폐 업계는 선긋기에 나섰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실버게이트를 통한 결제를 수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실버게이트 은행과의 협업을 중단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도 “실버게이트의 상황을 적극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ACH를 통한 입출금 및 실버게이트 송금 서비스는 중단된 상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