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마이클 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융감독 부의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6일(현지시각)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바 부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다음 달 28일부로 부의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당초 바 부의장의 임기는 내년 7월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임기보다 1년 5개월가량 빠르게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다만 바 부의장은 연준 이사직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이사 임기는 2032년 1월 끝난다.
성명에서 바 부의장은 “그 직책(금융감독 부의장)을 둘러싼 논쟁의 위험은 우리의 사명을 방해할 수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저는 연준 이사로서의 역할이 미국 국민을 섬기는 데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의 바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규제 부의장으로 지명한 인물이다. 앞서 바 부의장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인이 해고하려고 해도 정해진 임기를 끝마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트럼프가 자신을 해임하려고 시도할 경우 자신이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을지를 외부 로펌에 법률자문을 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바 부의장이 결국 사임을 결정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를 보장하더라도, 바 부의장의 은행 감독 권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연준의 독립성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바 부의장의 사임 소식에 가상화폐 업계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바 부의장은 2023년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앞장선 반 가상자산 성향의 인사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스테이블코인은 중앙은행의 신뢰를 차용하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안정성이나 결제 시스템의 무결성을 위협하지 않도록 적절한 감독 아래 운영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바 부의장의 입장은 가상화폐 업계를 비롯해 금융업계에 대한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과 반대된다.
한편, 바의 후임에는 미셸 보우먼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물망에 오르내린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