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6위의 국내 가상화폐 리플(XRP)이 1500억 규모의 해킹 피해를 입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 라센 리플 공동 설립자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를 통해 “어제 개인 XRP 계정에 확인되지 않는 접근 시도가 있었다”며 “문제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거래소에 해당 지갑 주소를 동결하도록 통보했다”고 알렸다.
이어 “1억1250만 달러(한화 약 1499억원) 상당의 리플 2억1300만개가 탈취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제를 신속히 파악하고, 영향받은 계정을 동결하도록 거래소에 알렸다. 법 집행 기관도 문제 해결에 참여 중”이라고 전했다.
리플 측은 도난 사실을 곧바로 인정했다. 다만 라센 설립자의 개인 계정이 털렸을 뿐 리플 공식 계정은 안전하다고 선을 그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도 웨일와이어와 인터뷰에서 “탈취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지갑은 리플 공식 계정이 아닌 누군가의 개인 계정”이라며 “곧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커는 라센에게서 탈취한 XRP을 인출한 이후 거래소 6곳에서 자금세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출 자금이 어디에 보관돼 있는지, 도난당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등은 명확히 언급되지 않은 상태다.
통상 해킹은 가상자산 시장의 대형 악재에 속한다. 이에 해킹 피해 소식 직후 XRP 가격도 2% 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이내 빠르게 반등하면서 한 시간 만에 0.5달러 대를 회복했다.
일각에서는 XRP가 대체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이번 해킹이 올해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관련 해킹으로 꼽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즉각 투자 유의를 촉구했다.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등 국내 주요 거래소들은 이날 자정 공지사항을 통해 “리플 공동 창업자의 개인지갑이 탈취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발견됐다”며 “리플 가격 변동성 확대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투자 유의·주의 촉구, 유의·경고 종목 지정, 거래지원 종료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