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리플을 발행하는 업체 리플랩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리플 가격이 급등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 남부 연방법원의 애널리사 토레스 판사는 리플랩스에 1억2500만달러(약 1720억원)의 민사 벌금을 내라고 명령했다.
이는 SEC가 당초 요구했던 벌금 규모(20억달러)의 6%에 달하는 수준으로, 사실상 리플의 승소로 해석된다.
애널리사 토레스 판사는 “거래소에서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리플을 판매한 것은 투자자들이 리플의 이익에 대해 합리적인 기대를 할 수 없었으므로, 연방 증권법 위반이 아니다”라는 약식 판결을 재확인했다.
다만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리플을 매각한 것은 증권 성격을 띤다고 인정했다.
이번 명령은 지난해 7월 내려진 판결을 확정한 것이다. 당시 뉴욕남부지방법원도 리플랩스가 일반 대중에게 리플을 판매한 것은 연방 증권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뉴욕남부지방법원 재판부는 “기관투자자들은 리플 판매로 리플랩스가 리플의 가격을 높일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예상했다”면서 “반면 거래소를 이용한 일반 투자자들은 판매자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동일한 것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랩스 최고경영자(CEO)는 해당 판결 이후 X를 통해 “법원은 SEC가 지나치다고 판단해 그들이 요구한 금액의 약 94%를 삭감했다”며 “이는 리플과 가상자산 업계의 승리다. 리플 커뮤니티에 대한 SEC의 역풍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앞서 SEC는 2020년 12월 리플이 법에 의한 공모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불법 증권이라는 이유로 발행업체 리플랩스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리플랩스는 리플이 증권이 아닌 ‘상품’이라고 주장하며 맞서왔다.
한편, 이번 법원 명령이 나온 이후 리플의 가격은 장중 25% 이상 오르며 폭등했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리플 한 개당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8% 상승한 0.6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