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리플(XRP)의 최근 상승세가 우리나라의 주도 만은 아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웹3 컨설팅 기업 디스프레드의 리서치 전담 조직 디스프레드 리서치는 최근 리플의 폭발적인 상승세와 국내 정치 현황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끼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리플의 가격 상승 요인을 글로벌 경제 환경과 한국 시장의 특수성으로 나눠 심층적으로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리플은 바이낸스 기준 0.5달러에서 2.9달러까지 약 480% 폭등했다. 이러한 상승세에서 우리나라 시장은 일부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진단됐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5일까지 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고팍스 등 국내 5대 거래소의 리플 총 거래대금은 310억달러(약 44조4757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리플에 이어 많은 거래대금을 올린 도지코인(약 11조4776억원)을 크게 앞지르는 수치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리플의 거래대금이 급등한 원인으로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가 꼽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일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에 동의하자, 국회는 지난 10일 본회의를 열고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리플의 매서운 가격 상승세는 국내 시장만의 영향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디스프레드 리서치는 ‘리플에 대한 분 단위 가격 프리미엄이 코인베이스에서 의미있게 발생했다는 온체인 지표가 있기에 12월 초 리플의 상승세가 코인베이스 주도로 발생했다’는 발언을 인용했다.
리플의 글로벌 상승 요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가상자산 규제 완화 기대 ▲ISO20022 표준 준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의 사임 발표 등이 꼽혔다.
보고서는 대한민국의 비상 계엄령 선포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미친 영향도 분석했다.
디스프레드 리서치는 “가상자산은 본질적으로 글로벌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과 같은 정치적 불안정성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미국과 같은 경제 대국이 아니라면 일국의 정치 상황이 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승화 디스프레드 리서치 팀장은 “계엄 선포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성이 위험자산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하지만 오히려 가상자산 시장이 상대적으로 주목받게 될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