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대부업체 블록파이가 파산 신청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전 최고경영자(CEO) 샘 뱅크먼-프리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29일(현지시간) “블록파이가 뉴저지 파산 법원에 챕터 11 파산 보호를 신청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같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소장은 FTX 창업자가 거래소 파산 며칠 전 담보로 약정한 ‘로빈후드 주식’을 압류해 블록파이에 넘겨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번 소송은 뱅크먼-프리드가 유일한 이사이자 대주주인 이머전트 피델리티 테크놀로지스(Emergent Fidelity Technologies, 이하 이머전트)가 대상이다.
블록파이는 불특정담보를 넘겨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블록파이는 “지난 9일 이머전트와 특정 ‘보통주’를 담보로, ‘무기명 대출자’의 지급 의무를 연장하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FT는 “문제가 되는 담보는 로빈후드에 대한 뱅크먼-프리드의 지분”이라며 “그는 올해 초 로빈후드의 주식 6억4800만 달러 상당을 사들이며 지분 7.6%를 확보했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계약 체결 후에도 파산 신청 직전 자금 조달을 위해 자신의 로빈후드 주식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출자는 FTX 자매 기업인 알라메다 리서치로 추정된다. 블록파이의 챕터 11 파산 신청서에는 “알라메다 리서치가 이달 초 약 6억8000만 달러의 담보 대출 상환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적은 바 있다.
고객의 가상화폐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블록파이는 FTX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업체다.
블록파이는 지난 6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 급락으로 보이저 디지털과 셀시어스가 연쇄 도산하는 등 가상화폐 대부업계의 충격이 커지자 FTX의 지원으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FTX가 파산하자 블록파이는 곧바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최근엔 고객의 자금인출도 중단했다.
결국 이번주에는 뉴저지 파산 법원에 챕터 11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챕터 11 파산은 기업 회생을 목적으로 한 회생 파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