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자금세탁 방지법을 통해 펜타닐에 대한 암호화폐(가상자산) 자금 결제를 차단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US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은 “디지털 자산 자금세탁 방지법이 펜타닐의 암호화폐 결제를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펜타닐 거래에서 암호화폐가 만연하게 이용되고 있다”면서 리서치 기업 엘립틱의 데이터를 인용해 9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펜타닐 배송과 결제에 암호화폐를 대가로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앞서 공개된 엘립틱 보고서에 따르면 엘립틱은 펜타닐 전구물질을 공급하면서 판매 대금을 가상화폐로 받고자 하는 중국 기반 화학회사 90여곳을 확인했다.
중국 화학회사들은 펜타닐의 원료 물질을 해외 마약 조직에 팔면서 암호화폐로 수백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엘립틱은 “일부 기업은 펜타닐을 만들 수 있는 원료 뿐 아니라 펜타닐 자체를 공급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며 “90% 이상의 기업이 암호화폐로 결제를 진행했다. 비트코인이 가장 광범위한 결제수단이었고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가 뒤를 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워렌 의원은 “중국 기업이 펜타닐 배송과 결제에 암호화폐를 대가로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 의회에서 디지털 자산 자금세탁 방지법을 다시 발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 재무부의 테러 자금 조달 및 금융 점죄 담당 차관보인 엘리자베스 로젠버그도 “마약 제조업체와 불법 마약 조직 중 일부는 암호화폐 월렛으로 비트코인을 지불 받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암호화폐 결제를 사용하는 이유는 익명성이라는 요소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좀비마약’이라고 불리는 펜타닐은 최근 미국에서는 18~45세 시민들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펜타닐은 모르핀·헤로인보다 중독성과 환각성이 강하면서도 제조가 쉽고 가격이 저렴해 미국 사회에서 급속 확산했다.
중국 정부는 2019년 5월 펜타닐 계열 물질을 마약류 및 향정신성 물질로 규정하고 펜타닐 생산·판매·유통을 금지했다. 또 2021년에는 암호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불법 펜타닐 및 펜타닐 원료를 판매하고 있고, 불법거래 수단으로 암호화폐가 버젓이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