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지배력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웹3 벤처캐피털 해시드의 싱크탱크인 해시드오픈리서치(HOR)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성과 법제화 제안’ 보고서를 24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테더(USDT)와 서클(USDC) 등의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급격히 성장하면서 원화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특히 USDT는 지난 2023년 말 빗썸과 업비트에 순차 상장됐고, 현재 주간 거래량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상회한다. 단일 가상자산으로는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거래량이다.
보고서는 “달러화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자본의 ‘탈한국’ 현상으로 이어져, 원화 경제권과 금융 주권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달러화 스테이블코인의 급격한 성장이 경제적 우려를 야기한다는 점도 조명됐다.
달러화 스테이블코인 거래 주목적이 해외 거래소 또는 개인 지갑으로 자금을 이전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하반기 약 21조6000억원 수준이던 가상자산의 해외 유출 규모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된 후인 2024년 상반기 약 74조8000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자본의 탈한국 현상은 가상자산 시장 내부 문제를 넘어 원화 경제권과 금융 주권에 대한 위협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이 꼽혔다.
보고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국내 디지털 자산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원화 기반 가상자산에 직접 접근할 수 있게 함으로써, 김치 프리미엄 등의 시장 왜곡 현상도 해결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 남아 있을 유인을 제공하고, 자본의 불필요한 해외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법안 마련도 제안했다.
보고서는 “중앙 전산 시스템을 전제하고 있는 전자금융거래법은 블록체인의 탈중앙적 특성을 고려하기 어려워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 특성에 맞는 독자적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