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이례적으로 ‘역(逆)김치프리미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12일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인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김치 프리미엄 지표’는 지난 10일 -0.88%로 집계됐다.
김치프리미엄이란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 비트코인이 얼마나 더 비싸게 거래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역김치프리미엄은 이의 반대 개념으로, 김치프리미엄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뜻이다.
당초 가상자산 상승장이 올 때마다 김치프리미엄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골칫거리로 꼽혔다. 개인 투자자들의 단기 투자 열기로 인해 늘 국내 거래소 내 가격이 해외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상승장은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올해 1월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되기 시작한 이후 기관투자자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까지 승인하면서 해외 기관투자자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악화된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김치프리미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지난 7일 김치프리미엄은 -1.97%까지 내려가면서, 지난해 7월 2일(-2.1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비트코인 가격을 견인한 것은 미국 비트코인 ETF를 통해 시장에 진입한 기관 및 법인의 투자 수요”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상승장을 만들어 내는 것은 법인과 기관의 수요인데 국내에선 이들이 차단되어 있어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에 온도 차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는 아직 ETF가 승인되지 않은 데다 법인 투자도 막혀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 산하 가상자산 자문기구인 가상자산위원회는 지난 6일 첫 회의를 열고 법인 투자 허용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