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이재명 정부 초대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임명되면서 가상자산 정책의 변화가 예상된다.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김 실장은 경제·금융 분야의 정통 관료 출신인 동시에 공직 퇴임 후 블록체인 업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김 실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금융위 부위원장과 기재부 1차관을 지낸 대표적인 정통 경제 관료로, 2022년부터 최근까지는 국내 최대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의 싱크탱크인 해시드오픈리서치에서 대표를 맡았다.
해시드오픈리서치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산업의 미래에 관한 연구와 다수의 제안들을 주도해온 바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김 실장의 합류가 이재명 정부의 가상자산 육성 공약에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정책의 방향이다. 해시드오픈리서치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후 스테이블코인을 주제로 한 보고서를 작성해 왔다.
지난 3월 발간된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성과 법제화 제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는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강점을 살린다면, 원화는 타국 화폐 대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담겼다.
또 김 실장은 평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한국이 미국과 함께 ‘디지털 주요 2개국(G2)’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시중은행 6곳과 공동 추진한 ‘프로젝트 한강’ 대신 일부 은행이 별도로 준비 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쪽에 정책적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외에도 이 대통령이 공약한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 다양한 암호화폐 정책들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러한 김 실장의 입장은 한국은행과는 배치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대체재라 비은행 기관이 마음대로 발행하면 통화정책 유효성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