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한국 부자’를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개인으로 정의하고 이들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2022년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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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부자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한 금액은 올해 평균 8720만원으로 지난해(8360만원) 대비 4.3% 증가했다.
놀라운 부분은 해당 설문조사가 최근 불거진 FTX 사태 이전에 진행된 것임에도, 한국의 부자들은 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를 불신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향후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58.3%에 달했으며, 30.6%는 투자를 하고 있거나,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특히 투자 의향이 없는 이유로 ‘거래소를 신뢰할 수 없어서’가 39.9%를 기록하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가격 변동성이 너무 높아서’는 36.1%, ‘내재가치가 없어서’는 29.6%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한국 부자들은 암호화폐 자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이와 관련해 ‘디지털 자산으로 가치를 인정받고'(20.3%)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15.5%)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35.8%를 차지한 반면, ‘일시적 유행에 그칠 것'(28.8%) ‘규제 때문에 사라질 것'(16.8)이라는 부정적 전망은 45.6%를 기록하며 더 높게 나타났다.
현재 한국 부자들의 암호화폐 투자 현황의 경우,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비중은 7.8%로 지난해 8.8%에 비해 소폭 감소했으며, 투자를 하다가 중단한 경우는 10.8%로 지난해 4.5%이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상자산 가격 하락과 올해 5월 테라-루나 사태를 겪으면서 투자를 중단한 것으로 진단되는데, 실제 이들 투자자의 70% 정도가 올해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총자산 50억원 미만 부자의 가상자산 투자 중단 비율은 지난해 2.6%에서 올해 11.4%로 5배 가량 증가한 반면 50억원 이상 부자의 투자 중단 비율은 지난해 6.2%에서 올해 10.3%로 나타나며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는 총자산 50억원 미만 부자가 50억원 이상 부자에 비해 손실을 본 비중이 더 높은 것과 연관이 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한국 부자들의 암호화폐 투자 규모는 평균 8720만 원이었는데, 2021년 조사에서는 평균 8360만 원이었다. 올해 암호화폐 투자 규모가 지난해 보다 4.3% 늘어난 것.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이번 설문결과는 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와 레거시 금융사들 사이에 부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