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선언의 여파로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 3일 오후 10시 50분경 계엄령 선포 직후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30% 넘게 폭락하며 8800만 원 선으로 내려앉았다.
이에 해외 거래소보다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들이 더 싸게 거래되는 ‘역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역김치프리미엄이 30% 넘게 벌어지는 초유의 사태도 목격됐다.
크게 출렁였던 가상화폐 시장은 계엄 해제 이후 회복세를 보였다. 4일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1억3000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같은 날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보다 1% 이상 상승해 9만600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계엄 해제 이후 비트코인을 비롯해 이더리움과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전부 회복세를 보였다. 도지코인과 리플, 월드코인 등 국내 인기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5~10% 급등했다.
가상자산 전문 조사 기업 프레스토리서치는 소셜미디어서비스 계정을 통해 “한국의 대통령이 비상사태 계엄령을 선포했다”라며 “김치 프리미엄은 한때 마이너스(-) 40%에 달했다”고 언급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을 ‘고래’들은 매수 기회로 삼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지난 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폭락할 당시 업비트로 대규모 스테이블코인이 입금된 정황이 포착된 것.
코인데스크는 선포 한 시간 동안 업비트로 1억6300만 달러(약 2304억6570만 원) 이상의 USDT가 이체됐다고 보도했다.
가상자산 거래량이 많은 ‘고래’들이 비트코인이 급락하자 업비트에서 저렴한 가격에 이를 매수하기 위해 USDT를 입금한 것이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한국 정부가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30% 이상 하락했다”며 “단 몇 분 만에 한국 업비트에서 리플은 30% 이상 하락했다가 상당 부분 회복했다. 통상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한국 트레이더들이 주로 랠리를 주도한다고 평가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78점을 기록하며 ‘극단적 탐욕(Extreme Greed)’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76·극단적 탐욕)보다 오른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