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한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를 둘러싼 수사가 지연될 전망이다.
27일(현지 시각) 권 대표를 수사 중인 하리스 샤보티치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지방검찰청 검사는 연합뉴스를 통해 “구금 30일 동안 신병 인도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샤보티치 검사는 “30일 안에 권 대표를 기소하는 것을 목표로, 이를 위해 조사와 증거 수집을 진행 중”이라며 “기소 이후에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30일 동안 신병이 인도될 가능성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 관할권에서 벌인 형사 사건에 대한 사법적인 처리가 우선순위라는 의미다.
앞서 권 대표 등은 지난 23일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된 여권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 탑승을 시도하다 적발됐다.
현지 검찰의 입장이 강경한 만큼 권 대표에 대한 송환 절차에 착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권 대표 송환을 두고 한국과 미국, 싱가포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법무부는 24일 권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몬테네그로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미국 뉴욕 검찰은 권 대표의 검거 소식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를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권 대표와 그가 창업한 가상화폐 UST·루나 발행사 테라폼랩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했다.
싱가포르 경찰 역시 80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 사기 혐의로 피소된 권 대표에 대해 지난달 수사에 착수했다.
각국이 권 대표의 소환과 처벌을 원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회원수 2700여명 규모의 루나 테라 코인 공식 피해자 커뮤니티에서는 권 대표의 국내 송환을 두고 찬반 무기명 투표가 진행됐다.
국내 투자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권 대표가 국내에서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면 추적을 피해 은닉·세탁한 자금으로 해외로 출국해 살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투표 결과에서도 ‘(권도형이) 미국으로 인도돼 처벌 받아야 한다’고 응답한 이가 절대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