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1월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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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사기 혐의’ 美 재판 시작 “테라는 사상누각”


테라·루나 사태 핵심인 테라 창업자 권도형씨에 대한 사기 혐의 재판이 미국에서 시작됐다.

25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남부지법에서는 권씨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고발 관련 민사 재판이 열렸다. 몬테네그로에서 구금 중인 권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앞서 SEC는 지난 2021년 11월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테라의 안정성에 대해 투자자들을 속여 거액의 손실을 입혔다면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SEC 측에 따르면 권씨는 2018년 테라폼랩스를 설립한 뒤 테라와 루나를 발행했고, 이후 알고리즘을 통해 루나의 공급량을 조절해 테라 1개의 가치를 1달러로 고정했다.

이후 권씨는 2021년 5월 테라의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가격 부양을 위해 제3자와 비밀리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다량의 테라를 매수하도록 시세조작을 했다고 SEC는 주장했다.

하지만 2022년 5월 테라의 가치는 사실상 휴짓조각이 된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로 인해 시스템 전체가 붕괴하면서 400억 달러(한화 약 53조6000억원)가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추산됐다.

또 권씨가 테라폼랩스의 블록체인이 한국의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 ‘차이’에 사용됐다고 홍보한 것도 모두 거짓이었다는 것이 SEC의 결론이다.

SEC 변호인 데번 스타렌은 재판에서 “테라는 사기이자 ‘사상누각'(house of cards)이었다”면서 “테라가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은 거의 모든 것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권씨 변호인 측은 “권씨는 테라가 위험성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한 적이 없다”면서 “권씨는 누구에게도 사기를 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창립한 회사와 자신이 한 말을 모두 믿었다. 실패는 사기와 같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권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도주했다가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붙잡혔다.

여전히 권씨가 한국과 미국 중 어디로 송환될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몬테네그로 사법당국은 당초 권씨의 미국 인도를 결정했다가 다시 한국 인도를 결정했다.

그러나 몬테네그로 대법원이 송환 결정에 대한 적법성 판단이 들어가면서 다시 최종 송환국이 보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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