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으로 출국을 시도하다 붙잡힌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심에서도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코인게이프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최근 공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권 대표와 측근 한모 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1심 법원 판결에 불복한 권 대표와 한 이사의 항소를 “1심 법원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판단했고, 몬테네그로 형법을 올바르게 적용했다”며 “검찰과 변호인의 항소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권 대표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약 50조원 규모의 투자 피해를 낳은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의 공동 창업자다. 그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지난 3월 권 대표와 한씨는 함께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가지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전세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당시 이들의 수하물에서는 벨기에 위조 여권과 신분증도 함께 발견됐다. 권 대표 등은 위조 여권인 줄 몰랐으며 여권을 구해준 싱가포르에 있는 에이전시에 속았다고 해명했으나 6월19일 1심 법원은 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별도의 법적 절차를 통해 권 대표 등에 대한 범죄인 인도 건을 심리 중이다. 법원의 심리 결과에 따라 권 대표가 한국과 미국 중 어느 나라로 송환될지가 결정된다. 권 대표와 한씨가 한국과 미국 중 어디로 송환될지는 이르면 연내 결정될 전망이다.
권 대표와 한씨는 현재 스푸즈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한편, 테라·루나 폭락 사태 피해자들은 권 대표가 미국으로 송환되길 바라고 있다. 미국으로 송환돼야 더 중한 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루나·테라에 대해 ‘증권성’을 인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범죄 혐의가 우리보다 더 뚜렷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3월 국내 피해자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에서 설문한 결과 피해자 중 70%가 ‘미국 송환’을 바란다고 응답했다. 국내 송환을 바라는 사람은 15%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