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가상자산 간접 투자로 6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 보유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3분기 미국 뉴욕증시 나스닥에 상장한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주식을 매입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코인베이스의 주식 28만2673주(약 0.15%)를 1993만4100달러(약 266억)에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평가액은 1993만4100달러로, 주당 70.5달러선에 매입한 셈이다.
코인베이스는 4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229.15달러로 마감했다. 코인베이스 호재로 국민연금의 코인베이스 주식 매입분 평가액이 3.25배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익 규모로 따지면 6478만 달러(약 864억원)이며, 약 4484만 달러(약 598억원) 가량의 평가 차익이 발생했다.
국민연금은 여전히 코인베이스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공적기금이 코인베이스에 투자한 것은 국민연금 뿐만이 아니다. 한국투자공사의 경우 2021년 4분기 코인베이스 주식 8700주를 매입했다가 2022년1분기 전량매도했다. 당시 한국 투자공사는 코인베이스가 MSCI 월드 인덱스에 편입되면서 지수 추종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주식을 매입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플랫폼 쟁글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가 모두 가상자산 시장에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직접적인 지분 매입은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두 기관이 가상자산 시장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금융위원회가 비트코인은 관계법령상 파생상품·ETF가 추종해야 하는 기초자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유권 해석을 내리면서 국내 기관 투자자가 비트코인 ETF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가상자산 간접 투자는 더욱 주목된다.
쟁글은 “유의해야할 점은 한국에서 비트코인 ETF 승인이나 기관 투자자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은 아직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는 점”이라며 “검토부터 승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