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송환하기 위해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에 협조를 요청했다.
경찰청은 7일 인터폴 사무총국에 대한민국 인터폴국가중앙사무국 명의로 권씨의 한국 인도를 위한 지원을 바란다는 내용의 전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대해 이용상 경찰청 국제공조담당관은 “몬테네그로 같은 유럽계 국가는 인터폴의 영향력을 받기 때문에 범정부 차원의 공조 지원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12월부터 지속적으로 인터폴사무총국에 송환 관련 얘기를 해왔다”면서 “이번에 몬테네그로 법원이 기존 미국 인도 판결을 뒤집은 것을 계기로 다시 관심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항소 재판부는 권 대표를 미국으로 인도해야 한다던 판결을 뒤집고 재심리를 명령했다.
고등법원이 지난달 20일 권씨를 미국으로 인도해야 한다고 결정했는데 이를 번복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항소법원은 한국 정부가 미국보다 범죄인 인도 청구를 먼저 한 사실을 공식화했다.
한국의 인도 요청 시점이 지난해 3월29일로, 미국 요청 시점인 4월3일보다 앞섰다고 판단했다.
고등법원의 재심리 결과에 따라 권씨가 한국으로 올 가능성이 열린 만큼, 한국 정부는 권씨 신병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아직 몬테네그로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는 받지 못했다. 송환 여부가 확정돼야 통보가 올 것”이라며 “법무부와 외교부, 경찰청이 함께 권씨 송환을 위해 공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씨는 2022년 가상화폐 테라·루나의 가격 폭락으로 투자자들에게 약 50조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권씨는 테라·루나의 가격이 폭락하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던 중 지난해 3월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이후 1년간 현지에서 구금된 상태다.
권씨의 측근으로 몬테네그로에서 함께 체포됐던 한창준(37) 테라폼랩스 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6일 국내로 송환돼 재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