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호재가 되고 있다.
겐슬러 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내년 1월 20일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 20일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날이다.
성명에서 겐슬러는 “직원들과 위원회는 투자자 보호, 자본 조달 지원, 그리고 시장의 효율성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다”며 “미국 자본 시장이 세계 최고로 남을 수 있도록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인생의 큰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에 적대적인 인사였다. 그동안 겐슬러 위원장은 가상화폐 산업에 대해 단속과 강력한 규제를 추진해 오면서 업계의 반발을 불렀다.
가상자산에 대해 겐슬러 위원장은 기존 자산과 달리 위험과 불확실성을 내포한다고 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했다.
같은 맥락에서 겐슬러 위원장은 가상자산 상품 출시도 규제했다. 비트코인 이외 가상자산에 대해 증권성이 있다고 보고, 대부분 가장자산을 ‘미등록 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품 출시에 제약을 걸었다.
대선 결과에 따라 겐슬러 위원장은 2026년까지의 잔여 임기를 남겨 두고 있지만 정권 교체에 따른 관례대로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친(親)가상자산 대통령’을 표방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겐슬러 위원장의 규제 정책을 비판하며 취임 첫날 겐슬러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겐슬러 위원장이 물러나자 가상자산 업계는 상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SEC에 반에크, 21셰어즈 등 4개 솔라나 현물 ETF 신청서를 제출했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친 암호화폐적 인사가 겐슬러를 대신해 SEC 위원장에 임명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후보로는 ▲댄 갤러거 로빈후드 최고법률책임자 ▲크리스 지안카를로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헤스터 피어스 현 SEC 위원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