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원영식(62) 초록뱀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채희만)는 원 회장에 대해 자본시장법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 등으로 전날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8일 밝혔다.
원 회장은 빗썸의 실소유주인 강종현(41)씨가 실소유한 빗썸 관계사 등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강씨의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원 회장을 강씨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강씨가 2021년 5000억원 규모의 빗썸 관계사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하면서 호재성 정보를 흘려 주가를 띄우는 데 원 회장이 가담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초록뱀그룹은 빗썸의 최대 주주사인 비덴트와 비덴트 관계사 버킷스튜디오가 발행한 전환사채(CB)에 1000억원 넘는 자금을 투자해 막대한 돈을 번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초록뱀미디어를 자본시장법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고, 이달 초 원 회장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두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17일에는 원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강씨는 202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빗썸 관계사 인바이오젠과 버킷스튜디오 대표인 친동생 강지연씨를 통해 빗썸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그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에게는 2021년 빗썸 관계사에서 CB를 발행한 후 호재성 정보를 유포해 주가를 띄워 부당이득 350억원을 챙긴 혐의(자시법 상 사기적 부정거래), 이 과정에서 CB를 다시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저가에 양도해 32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 빗썸 관계사에서 628억원을 횡령한 혐의(횡령) 등이 적용돼 있다.
강씨는 지난 2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서 강씨는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강씨는 자신의 주가조작 혐의가 언론에 보도되자 회사 폐쇄회로(CC)TV를 없애라고 지시하고 차명계좌를 관리하던 직원에게 2000만원을 건네며 해외로 도피시키려 시도한 혐의에 대해서만 일부 인정한 상태이다.